
- 활성화 시점: 오토파지 작용은 보통 12~16시간의 공복 상태에서 시작됩니다.
- 촉진 단계: 24시간 이상, 특히 36시간가량의 공복이 유지되면 오토파지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비정상 세포 분해: 이 과정에서 오래되거나 손상된 세포 구성 요소들이 분해되고, 세포의 노화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 체내 청소 및 해독: 공복 상태가 길어지면 몸은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이 과정에서 손상된 세포 구성 물질을 분해하여 몸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체중 감량: 단식은 체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줍니다.
- 대사 건강 개선: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전문가 상담: 당뇨병, 저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거나 노인, 임산부 등은 단식을 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 근육 손실: 장시간 단식은 근육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영양 섭취와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 면역력 문제: 일부 연구에서는 단식 후 재생 과정에서 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도 있으므로, 특정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단식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36시간 단식 리얼 후기 : 배고픔, 두통 그리고 무의식과의 사투
최근 '자가포식(오토파지)'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36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이 오토파지가 활성화되어 고장난 세포를 분해하고 새로운 세포로 재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마침 나이가 들면서 혈액 내 염증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이유 없이 몸 이곳저곳이 가려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혹시 이게 내 몸을 리셋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36시간 단식을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오전 반차를 사용한 어느 날, 마지막 식사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가볍게 먹고 오전 10시, 드디어 36시간을 목표로 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1일 차 : 배고픔보다 무서운 '습관'
단식 2시간 만에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고작 4시간째, 오후 2시가 되자 어김없이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물만 마시려니 입이 텁텁하고 물 마시는 횟수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오후 5시가 되자 배고픔은 사라졌습니다. 진짜 싸움은 그때 부터였습니다.
저녁 7시, 퇴근길에 늘 지나치던 식당가를 지날 때 였습니다. 만두 가게 앞을 지나며 '오늘 저녁은 만두다' 라고 생각한 순간, "아, 나 단식 중이지"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습관이 저를 식당으로 이끌고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무의식'과 사투는 계속되었습니다. 밤 8시, 다용도실 청소를 하다가 발견한 프링글스에 저도 모르게 손이 뻗어 나갔습니다. 과자통에 손이 닿기 직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죠.
밤 10시, 단식을 시작하고 12시간이 지나자 다시 배가 고파오고 머리가 살짝 아파왔습니다. 주말에 커피를 마시지 않을 때 생기는, 익숙한 두통이었습니다. '배고파서 잠 못 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일 차 : 맑은 정신? 아니, 흐릿한 초점
오전 6시, 단식 20시간째 아침. 특별히 몸이 개운하거나 가벼운 느낌은 없었습니다. 배고픔은 사라졌지만 두통은 여전했습니다.
오전 8시, 출근길. 지하철역까지 1km 정도를 뛰어야 했습니다. '에너지가 부족해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웬걸, 평소와 비슷했고 오히려 조금 가벼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문득 '그동안 내가 너무 많이 먹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오전 9시, 평소 아침(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던 시간이 되자 귀신같이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습관적인 배고픔이었습니다.
단식 24시간을 넘긴 오전 11시, 가장 힘든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업무를 위해 글씨를 보려니 눈의 초점이 자꾸 풀렸습니다. 집중력은 바닥을 쳤고, 판단력도 평소보다 현저히 느려진 느낌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배고픔보다 졸음이 몰려와 잠깐 눈을 붙여야 했습니다.
단식 종료 : 그리고 마지막 깨달음
오후 9시, 35시간째. 고비는 넘긴 듯했습니다. 배는 고프지 않았고, 빨래를 개는 등 일상생활도 문제없었습니다. 이제 머릿속은 '단식이 끝나면 뭘 먹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후 10시, 36시간의 단식이 끝났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초밥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배달은 도착가지 40분이나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 화면을 보는 순간 36시간 동안 잠잠했던 배고픔이 미친 듯이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초밥.
한 입 먹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밥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단식은 무슨 개나 줘 버려."
제 생애 첫 36시간 단식 도전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몸속의 에너지를 쓰는 느낌, 그리고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 이었습니다.
[에필로그] 그로부터 일주일 후
단식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몸이 좀 달라졌냐고요?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오토파지의 기적은 일어났을까요? 적어도 제가 느끼기엔, 단식 시작 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염증 수치나 가려움증이 극적으로 나아진 것은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36시간을 버텨냈다는 뿌듯함은 남았네요.
하지만 역시 두 번 다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합니다!